2025 추석여행 #01 경주 황리단길

 

유례없는 긴 연휴를 맞아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던 차에 얼마 전 딸아이가 친구들과 다녀왔던 경주를 추천해 줘서 방문해 보기로 합니다. 고3 아들 녀석은 수능 준비 막바지라 집을 지키기로. ㅎㅎ

 

경주 황리단길이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주차의 난이도가 극악이라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어찌어찌 검색해서 형산강 둔치의 공영주차장을 발견하여 널널하게 주차를 했습니다. 연휴 기간이라 주차비도 공짜!

버거킹과 스타벅스의 생김새만 봐도 이곳이 경주라는 게 실감이 딱 납니다.

 

주차장에서 황리단길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지만 공기가 시원하고 맑아서 걷기에 딱 좋습니다.

 

황리단길 입성.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내외국인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거리가 그리 길진 않지만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다채롭습니다.

 

경주에 오면 꼭 맛봐야 한다는 십원빵. 갓 구워 따끈따끈하고 치즈가 듬뿍 들어서 참 맛있습니다. 어딜 가나 자기네들이 원조라고 해서 살짝 당황스럽습니다만 맛은 거기서 거기일 듯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하다는 책방인 '어서어서'에 들렀습니다. 이때 마침 읽고 있던 구병모 작가의 <절창>을 보니 반갑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파과> 표지가 너무 예뻐서 이미 전자책으로 읽었지만 종이책을 사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규모가 거의 마이크로급인 작은 서점인데도 눈길을 끄는 다양한 작품들을 마음껏 살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딸아이가 고른 책을 저렇게 독특하게 포장해 줍니다. '읽는 약'이라는 문구가 너무나 와닿습니다. 책은 보약 맞습니다.

 

귀여움 뿜뿜 미피 매장이 새로 생겨 구경합니다. 예쁘긴 한데 가격이 사악해서 집어 들기가 겁납니다.

 

친구들 선물용으로 딸아이가 고른 경주 특화 버전 미피. ㅋ 

 

돌아다니다가 조금 출출해져서 육회물회를 사 먹었습니다. 생소한 음식이라 어떨지 걱정이 됐는데 먹어보니 JMT. 보기보다 양도 넉넉하고 시원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까 지나쳤던 문방구에 들러 잠시 추억을 소환해 봅니다.

 

어느 집 담벼락 위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흰둥이. ㅋ

 

황리단길을 왕복하며 이제 거의 다 둘러본 듯하여 다리도 쉴 겸 다방을 찾았습니다. 만석이어서 잠시 대기 후 입장.

 

비도 내리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꽤 낭만적입니다.

 

과거로의 여행.

 

주문한 차와 커피를 기다리며 어릴 적 심심풀이도 오랜만에 재현해 봅니다. 딸아이가 신기해하며 사진을 마구 찍어댑니다.

 

따뜻한 커피와 다방에 왔으니까 쌍화차, 그리고 딸아이의 선택은 인절미가 곁들여진 크림 라테.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깜놀. 쌍화차는 아내분이 거의 빼앗아 드심. ㅜㅜ

 

이제 예약해 둔 숙소로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냥 떠나기 아쉬워서 황남 쫀드기를 맛봅니다. 맥주 안주로는 괜찮겠으나 맨입으로는 우리 취향은 아닌 걸로. ㅋ

 

명절에다 궂은 날씨에 이 정도 인파면 날씨 좋은 주말에는 정말 미어터질 것 같습니다. 잘 구경하고 숙소로 향합니다.

 

오늘 묵을 곳은 경주 무드 스파 펜션. 근사한 수영장이 있으나 비가 와서 이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거대한 스파 욕조가 한편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곧 있을 술자리까지 파한 후 하루를 마무리하며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었습니다.

 

숙소로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술과 먹을거리를 장만하여 우리만의 공간에서 파티를. 처음 써보는 바비큐 그릴이 너무 편리하고 연기도 많이 나지 않아 무지 탐이 나더군요. 그래도 숯불이 재미는 있지요. ㅎㅎ

 

빗소리와 음악을 함께 들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제 첫날이 마무리됩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꿀잠을 청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