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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좀해보자

세월호 참사 성명서 및 시국선언

2014.05.07부터 시작하여 계속 업데이트 중입니다.



<재외학자 1074명>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울리는 경종: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와 민주적 책임 결여가 근본적 문제


우리는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과 단원고 학생들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명하며, 현재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비극은 한국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을 충격과 참담함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규제 완화로 인한 노후한 선박의 수입, 부패한 정부 관료가 눈감아 준 구조 변경과 무리한 화물 적재, 민영화한 선박 안전 검사 시스템,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선장과 선원을 채우는 고용 체계가 세월호 침몰을 야기했습니다. 자연 재해와 대형 사고 등 대규모 위기 상황에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체계를 갖추지 않은 정부는, 배 안에 있던 승객 수백명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수장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는 대신, 특정 민간 구난업체의 독점적 권리를 보호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데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관료들을 참다 못해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호소하고자 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경찰력으로 막고 심지어 사찰까지 자행하는, 실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윤리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까지 보였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 정부가 과연 한국인들의 정부가 맞는지조차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회 총체적인 비리와 부실이 신속히 개혁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비극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또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위기감에, 해외에 있는 교수와 학자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영문 및 한글 성명서 원본보기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


세월호 침몰로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고, 가족들의 슬픔과 분노에 함께 합니다. 


"이 구명조끼입어"

"기다리래"

"헬리콥터 왔다"

"기다리라 해놓고 아무 말이 없어" 


그리고는 배 안에 갇혀있던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랬습니다. 배는 가라앉고 있지만 아이들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끼리 서로 구명조끼를 챙겨주고 위로하면서 곧 구조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헬리콥터가 왔고, 기다리라 했으니 기다리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라 해놓고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누구도 와주질 않았습니다. 기다림이 공포로, 절망으로, '살려 달라'는 절규로,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졌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기가차서 말문이 막힙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한 청소년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목숨을 걸었다'며 청와대에 글을 올려 대통령을 질타하였습니다. 취임식에서 국민 앞에서 준수하겠다던 그 헌법을 어긴 대통령,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국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고, 규제완화로 철도, 병원, 학교를 비롯한 공공부문을 민영화하여 국민의 공공 안녕을 해치려는 대통령, 세월호 침몰에 대한 유체이탈 책임 회피가 전부인 대통령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말입니다. 


어떤 시민은, 애타게 구조를 요청했을 학생들 앞에서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사람을 살리는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부의 수반으로, 책임조차 질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했습니다. 슬픔과 분노를 함께하는 이들이 모두 나서서 '가만있지 않겠다' 합니다.


그리고 이 시각, 유가족들은 '왜 한명도 구하지 않았느냐'고 오열하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물론 근본 책임을 박근혜 정권에게 묻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교수 131명>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우리 연세대학교 교수 일동은 비탄한 심정으로 참회하고 성찰하는 마음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꽃다운 나이에 어른들의 구조를 믿고 기다리다가 숨을 거둔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이들과 함께 끝까지 곁에 있다가 유명을 달리한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참담함과 비통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아들딸의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는 부모님들, 아직 시신조차 만나보지 못한 채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부모님들의 처참한 심정에 가슴깊이 동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분을 망각하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도록 방치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해경을 포함한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입니다.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왔습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습니다. 








<성균관대 문과대 휴머니스트회>


우리는 스승이 아니었다. 


우리는 스승이 아니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성균관대 문과대 교수들은 스스로 스승으로서 소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통렬한 반성과 함께 이번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그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그리고 끔찍한 참사에도 불구하고 단지 뉴스청취자나 방관자로 전락해가고 있던 우리들에게 대학교수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교육자로서의 소명을 각성시켜준 연세대교수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감사의 뜻과 함께 지지를 선언한다. 

우리 성균관대 문과대 교수들은 인문학자로서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문제를 성찰하고 올바른 가치를 창조하여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그러한 학문적 소명과 사회적 책임을 의식적으로 외면한 채 스스로를 성찰과 실천이 없는 한낱 전문가로 퇴락시켰다. 이미 사회 곳곳에 침몰의 징후를 보이는 비리와 모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성균관대 문과대 교수들은 승진, 성과급따기, 연구비 수주 등에만 집착하며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치고 있었다. 침몰하는 세월호 수많은 탑승객을 남겨두고 도망쳐버린 선원들의 모습은 사실 우리 성균관대 문과대교수들의 자화상이었을지 모른다. 이제 우리 성대 문과대 교수들은 선언한다. 


1.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을 전폭 지지한다. 

2. 인문학자로서의 소임을 망각하고 맹목적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전문인에 불과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인간애를 실천하는 인문적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 

3. 이를 기회로 대학교수들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자기 반성과 공적 책임의식에 대한 각성이 사회적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4. 정부는 세월호 침몰 뿐 아니라 구조 및 수색작업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심판자가 아니라 참회하는 심정으로 철저한 조사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 

5. 정부는 정부정책의 근간을 인본주의와 생명 중시에 두고 우리 사회의 전반적 개혁과 올바른 가치를 정립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 2014.05.15 성균관대 문과대 휴머니스트 교수회의 운영위원회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교양학부) 교수 184명>


스승의 날을 반납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교육 혁신의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저희는 오늘 스승의 날을 반납합니다.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지 않으신 어버이들과 같은 비통한 심정으로 오늘 하루, 스승의 자리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저희들은 강의실에 들어서기가 힘들었습니다. 학생들을 바라볼 면목이 없었습니다. 배가 가라앉는데도 어린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만 반복한 선박 회사 직원이 바로 저희들이 아니었던가 하는 자괴감 때문이었습니다.


세월호 사태의 원인을 진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온갖 부조리와 모순이 뒤엉킨 결과일 것입니다. 권력 누리기에만 골몰하는 뻔뻔한 정치권과 관료사회,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야비한 기업과 시장, 타인을 존중할 줄 모르는 비정한 사회에서 이런 사건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입니다. 세월호를 침몰시키고, 또 침몰한 배에서 단 한 생명도 구해내지 못한 주범은 '돈이 전부다' '권력이 최고다'라는, 그 누구도 예외이기가 쉽지 않은 사회적 합의일 것입니다.


스승의 날 아침, 저희들은 교육자로서 조금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국 이래 우리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왔다면, 그리하여 사회가 온전한 개인, 건강한 시민들로 구성되었다면, 청해진과 같은 선박회사는 간판조차 내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부의 초기 대응 또한 이처럼 불가사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레기 언론'이란 용어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일부 인사들의 패륜적 언사도 감히 이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월호에서 '어른의 말'을 들은 학생들 대부분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어른의 말을 들으면 생명을 부지할 수 없는 사회, 이런 사회는 명백하게 실패한 사회입니다. 어른의 말을 듣지 않아야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이런 사회는 교육 자체가 불가능한 사회입니다. 교육은 한마디로 어른의 말입니다. 어른의 말에 논리와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어른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호와 함께 어른이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교육의 토대가 붕괴됐습니다.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녀, 선생과 학생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졌습니다. 이처럼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단절은 없었습니다. 


세월호가 우울, 분노, 허탈, 절망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애도하고 추모하고 서로 위로하며 기어코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어른이 살아나야 합니다. 어른이 어른의 자리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미래의 당당한 어른으로 키워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최선의 애도는 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교육을 혁신하는 것이야말로 미증유의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일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교육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공감하고 대화하는 능력을 재점검하고, 협동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극대화하면서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교육의 정상화는 실로 '거대한 전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대한 전환은 사회 전체의 공감과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어른이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마을과 도시가 교실로 거듭나야 합니다. 사회 전체가 좋은 학교로 바뀌어야 합니다. 스승의 날 아침, 저희들은 우리 사회의 모든 어른들과 함께 학생들 앞에서 떳떳하고 싶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교육이 사회의 뿌리입니다. 정치를 정치답게, 경제를 경제답게 하는 토양이 교육입니다. 스승으로서 고개를 들기 힘든 스승의 날 아침, 교육의 미래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 교육은 사회적 불의에 적극 개입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 교육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며 책임감 있는 민주 시민을 키워내야 합니다.

- 교육에서 경제 논리, 기업 논리, 힘의 논리를 최대한 배제해야 합니다.

- 경쟁 위주의 교육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아 교육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 교육 정상화를 통해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 교육 정상화를 통해 '국민을 섬기는 국가'를 건설해야 합니다. 


- 2014.05.15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 모임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 15,853명>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을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수백의 어린 영혼과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한 날,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고 학교가 내려앉은 이 날을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꽃다운 생명이 스러져가는데도 구명조끼를 입혀주며 서로 “사랑한다”고 다독이는 아이들 앞에서 가슴은 갈가리 찢겼고,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하다”며 울부짖는 친구들 앞에서 우리 어른들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에서 잠시 벗어나 3박4일의 짧디 짧은 행복을 꿈꾼 수학여행이 삶의 마지막 여정이 되고 말았을 때, 이 땅의 교육도 죽었습니다.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 이 물음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우리는 아이들을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제2 제3의 수많은 세월호들이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꽃다운 목숨을 위협하고, 누군가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 몇 푼을 위해 망설임 없이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비정한 자본, 이를 조장하고 비호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있는 한, 또 다른 희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 소중한 기억들을 밀쳐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뺌과 속임수로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공직자들, 남이야 어찌 되든 제 자리부터 챙기고 보는 지도자들이 활개 치는 한, 권력에 빌붙어 정권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언론이 국민들의 귀를 사로잡는 한, 순박한 영혼들만 뒤에 남아 얼싸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참극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안합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안내방송을 믿고 대기하라”고 한 말이 결국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말았다는 사실 앞에서, 많은 교사들이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교사라도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속절없이 죽어간 제자들을 앞에 두고 차마 그런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우면 되물어야 한다고, 부당한 지시에는 복종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점수를 올리려면 의심하지 말고 정답만 외우라고 몰아세우고,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다는 핑계로 정답만 생각하라고 윽박질러서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판단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못해서 사진 속 아이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서 아이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때, 대통령께서는 공직자들에게 문책 위협을 하신 것 말고 무엇을 했습니까. 수명을 다한 낡은 유람선이 꽃다운 생명을 가득 태우고 기우뚱거리며 죽음의 바다를 항해할 때, 탐욕스런 자본가들이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화물 적재량을 속이기 위해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었을 때,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대통령이 직접 끝장토론에 나와 ‘규제완화’를 역설할 때, 자본가들이 만세를 부르며 안전규제부터 내팽개치리라는 것을 몰랐단 말입니까. 대통령이 자본가들을 위해 비정규직 봇물을 열어젖힐 때, 자본가들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과 선원들마저 비정규직으로 갈아치우리라는 것을 정말 몰랐습니까.

대통령은 취임할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습니다. 그런데 피가 마르고 숨이 막히는 지난 한 달 동안 이 선서를 지키기 위해 진정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고귀한 생명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던 사고 초기단계, 그 금쪽같은 시간에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혼선과 무능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생명을 구하려는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했습니다. 더욱이 일부 고위관료들의 몰상식한 행동과 막말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악화시켰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 실종자 가족들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려는 마음을 국민들은 간절히 바랍니다. 형식적인 사과와 ‘연출된 위로’가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렸습니다. 부실한 구난 시스템과 함께 가슴이 내려앉은 국민들은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한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앞에 또 다시 넋을 잃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강압과 통제로 합리적 의심을 봉쇄하는 것으로 국민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책무 불이행을 뼈저리게 고백하고 이제라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발적인 재난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존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국가 시스템은 더 이상 존속될 수 없습니다. 이윤과 돈벌이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몇 명의 희생양을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뼈를 깎는 책임규명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무한 권력자가 아니라 무한 책임자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탐욕과 무책임이 넘치고 이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해 침묵해 왔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한 해에 수백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많은 학생들이 차별과 서열화로 절망하고 좌절할 때 이를 바꾸기 위하여 치열하게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좀 더 철저하게 고민하지 못했고, 순응과 체념의 죽임의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탐욕과 불의에 복종하지 않겠습니다.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살림의 교육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와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혁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 2014.05.15 김정훈 외 15,852명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관한 가족대책위원회 성명서>

 

세월호 참사 한 달, 참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고 초기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최선의 구조를 얘기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국회에서는 여전히 많은 말이 오가지만 참사와 관련하여 뭔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찾기 어렵습니다. 언론에서는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구조 상황에 대한 보도 행태는 한 달 전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바로 오늘 이 순간 정부, 국회, 언론은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무엇이 최선인지를 밝히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조합원 123명>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못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공무원노동자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넋들을 애도하며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과 참담한 슬픔을 함께 합니다.


지난 4월 16일 온 국민의 눈앞에서 수많은 생명이 바다속에 수장됐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정부의 총체적 부실과 무능(부패)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사고가 아니라 국가에 의한 살인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적폐의 근원적 척결과 전면적 국가개조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해야 함을 분명히 밝히며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국선언을 한다. 








<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세월호 침몰 참사, 80년 5월의 그날처럼 대학생이 행동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무능, 그리고 각종 의혹에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사건 초기 정부는 대책 본부 체계를 하나로 정리 하지 못 한 채 우후죽순 대책위를 만들기 바빴고, 탑승자 전원을 구조했다고 발표했으나 나중에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교육부의 수장인 교육부 장관은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황제 라면을 먹기에 바빴고, 일부 공무원들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대책본부는 계속해서 구조자와 실종자의 수를 정정하기에 바빴고, 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는 거짓 선동, 빨갱이가 되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진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과 피해자 가 족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는 정부에 이야기만 담기 급급했습니다.


어버이날,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침몰에서 구조까지의 명확한 진상을 규명해주기를 요구하기 위해 카네이션 대신 영정사진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으나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수많은 경찰들과 살수차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월호 실종자들의 구조를 전담했던 <언딘>은 "우리는 인양을 하러 온 것이지 구조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며 사실상 실종자 구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밝혀지지 않는 진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처벌 받지 않고 있는 상황, 그리고 가족들과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와 이야기가 빨갱이의 선동으로 둔갑하는 이런 모습....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


차마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천진난만한 학생들, 무고한 시민들이 배와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가족들과 함께 온 국민이 지켜보아야 했다. ‘나라초상’을 당하여 참으로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오월’이었다. 무책임한 어른들 때문에 졸지에 자신의 꿈을 난파당한 어린 영혼들이 저 세상에서나마 평화와 안식을 얻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유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겠지만, 3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낳은 이 대재난을 근원적으로 성찰하는 길만이 희생자들에 대한 최선의 애도이고, 또 이 땅에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져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가 지닌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 세월호 침몰에는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고 오직 돈만을 추구한 ‘청해진 해운’의 천박한 기업행태와 함께, 감독기관의 부패와 행정 공백, 그리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를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더 근본적으로 온갖 종류의 ‘관피아’로 지칭되는 일련의 ‘연줄관계망’의 구조적 폭력과 이윤, 결과, 속도, 효율성만을 강조해온 신자유주의적 자본축적의 논리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작동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9명>

 

“기억하고 성찰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저희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들은 이번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이들을 애도하고 유가족 분들이 받고 있는 아픔을 비통한 심정으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빚어지기까지 교육자와 지식인으로서 지금껏 과연 올바른 역할을 수행해 왔는가를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해보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여러 가지 구조적 모순의 총합을, 위기를 넘어선 파탄의 실상을 민낯 그대로 보여준 비극적 사건이었습니다. 국민의 행복보다는 성장과 이윤을 우선시하는 그릇된 가치관 속에 정부의 적정한 규제와 기능은 제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국민의 안전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정부의 행태 속에,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보다 돈벌이를 앞세우는 성장제일주의 속에 비리와 부패 그리고 무사안일주의가 팽배해 있었습니다. 세월호의 비극은 이미 여기서부터 잉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희는 교육자로서, 그리고 지식인으로서 이번 참사를 초래한 사회의 여러 구조적 모순에 대해 지금껏 적극적으로 비판하거나 지적하기보다는 이를 묵인하고 심지어 이에 일조하여 왔음을 뼈아프게 반성합니다. 저희가 몸담은 대학을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교육하고 토론하는 공론장으로 만들기 위해 제대로 일해왔는지 되돌아봅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방관도 침묵도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세월호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함과 더불어 이 사회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변화의 목소리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가톨릭대학교 교수 89명>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참담한 심경을 토로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느끼는 심회는 더 할 나위 없이 복잡하다. 경악과 공포가 밀려오고, 분노와 좌절이 교차하며, 탄식과 절망이 뒤섞인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은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와 하나가 되어 몰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탄식을 쏟아내며 언제까지나 이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음을 알고 있다. 이제는 따져보아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이다.


참사는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임을 직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근본에서부터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번 참사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터전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이다. 또한 이번 참사는 그동안 소위 산업화라는 명분 하에 앞만 쳐다보고 달려온 한국사회의 감추어진 모든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었다. 우리는 특별히 그 현장의 저변에 첩첩히 누적된 탐욕과 부패의 구도를 직시하고자 한다. 오늘 한국 사회에 떠도는 수많은 편법과 변칙들은 탐욕과 부패의 두 축에서 잉태된 산물들이다. 배금주의와 금권 만능주의, 무자비한 경쟁의 원리와 결과 지상주의, 연고주의와 먹이사슬 커넥션구도, 극단적 이념대립과 파벌주의, 성공신화로 무장된 한탕주의와 싹쓸이 승자 독식주의. 이들 모두는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우리는 이번 세월호 참사가 이와 같은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난 한국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주었음을 직시하고자 한다.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17명>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특히 이번 참극은 “안내 방송을 믿고 기다리라”는 말에 어른들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꽃다운 학생들과 또 학생들 곁에서 끝가지 함께 지켰던 선생님들의 큰 희생이 있었기에 교육대학교에서 교원을 양성하는 우리들은 더욱 비통한 마음입니다.


이에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일동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무엇보다도 우선시 여기며 교육을 해왔는지,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대학교수로서의 책임을 다해 왔는지 반성적으로 성찰해 봅니다. 오늘의 현실 앞에서 실로 아픈 마음으로 참회하면서,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번 참사를 통해 돈을 위해서라면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려도 된다는 저급스럽고 탐욕스러운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공직자들, 권력과 정권의 앵무새임을 자처하는 언론, 그리고 무능한 정부 등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왜곡되고 은폐되어온 불편한 사실들이 속속히 드러나면서 충격과 분노를 감출 수 없습니다.


선진국 순위 세계 12위가 무색할 정도로 후진국형 사고인 세월호 침몰은 우리사회의 책임과 양심의 침몰이었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동반 침몰이었습니다. 이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에 회복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사고 발생의 원인과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없는 우리사회의 실상을 보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우리나라가 왜 이러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근본부터 되돌아 봐야 합니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탐욕과 무책임이 넘치고, 또 이를 방기하거나 조장하는 사회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비장한 심정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발표된 교사, 교육단체, 사회단체들의 시국선언을 적극 지지합니다. 아울러 대학교수로서 사회정의를 바로세우고 우리사회의 공동체성 회복과 제대로 된 나라 만들기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정부는 세월호 참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시국 선언 교사들을 징계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대통령과 국회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조사, 유족의 치료와 보상,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수립하기 위하여 ‘특별법’을 제정하라. 

하나,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근원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정부는 세월호 선원과 청해진 경영진뿐만 아니라 선박 안전과 구조의 책임을 유기한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엄벌하라! 

하나,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라.


- 2014.05.20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희망하는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일동








<현업 언론인 5623명>



언론의 사명을 다시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지난 한 달 여 동안 대한민국은 함께 침몰했습니다. 그리고 정확성, 공정성,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의 사명 또한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사건 당일 ‘전원 구조’라는 언론 역사상 최악의 대형 오보를 저질러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한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습니다.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보다는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에 급급한 나머지 오직 진실규명을 바라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는커녕 망언을 내뱉는 공영방송 간부라는 사람들의 패륜적인 행태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공영방송 KBS의 보도를 좌지우지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길환영 사장도 아직 쫓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보도통제 의혹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진상규명에 대한 어떤 약속도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은 죽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이미 한참 전에 죽어버린 언론의 모습을 드러내는 하나의 계기였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언론의 존재이유는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에게 정확하고 공정하게 사실을 알려주기 위함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언론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죽은 언론’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이고 ‘죽은 언론’은 오직 권력자를 향한 해바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막말하는 간부도, 대통령만 바라보고 가는 사장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권력이 언론을 손에 쥐고 휘두르려 하는데도 목숨 걸고 저항하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지는 못할망정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가리는 데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말도 지지부진하기만 했던 국회의 방송공정성 논의도 이행하도록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살려내겠습니다. 언론의 사명을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단호히 저항하겠습니다. 청와대의 방송장악 보도통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책이 마련될 때까지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할 것입니다.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 오직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그것이 세월호와 함께 속절없이 스러져간 희생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우리에게 부여된 영원한 사명입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 2014.05.22 현업 언론인 시국선언 참가자 일동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반대하는 학부모 1053명>


누가 누구를 징계하는가?


우리는 세월호에서 거꾸로 뒤집힌 교육을 보았다.

교사들도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배가 좌초되는데도,

두 시간 넘도록

'가만히 있으라' 방송에 따라

아이들을 통제했고, 관리했다.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채

배는 침몰했다.

이상하다 의심 한 번 못 해보고, 

유리창 하나 못 깨보고, 

그렇게 무력하게, 

그렇게 어이없이 

교사들과 아이들이 

속절없이 죽어갔다. 

거꾸로 선 교육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장 약자인 아이들이고, 교사였다.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사람을 살리기는커녕, 

산 사람을 죽이는 교육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또 보았다. 

침몰하는 교육을 끌어갈 이가 누구인지도 보았다. 

그들은 교사들이었다. 

국가가 버리고 떠난 배에 남아

끝내 아이들과 같이 스러진 교사들.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 대신, 

돌아오지 못하는 동료 교사들 대신 

43명의 교사들이, 

15,852명의 교사들이

침몰하는 교육의 갑판 위로 올라가 

소리쳤다. 

가만있지 말아라!

더 이상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을 하지 않겠다! 

돈보다 생명이다! 

은폐되는 진실을 밝혀라!

침몰하는 대한민국의 항로를 바꿔라!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사퇴하라!


미안하지도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무릎 꿇고 석고대죄해도 부족한 지금,

징계라는 말이 나오는가!

누가 누구를 징계하는가!


정말로 징계를 해야 한다면, 

그건 당신들이다. 

눈 버젓이 뜨고 국민 300명을 바다에 수장시켰고,(헌법 34조 위반)

비명을 지르는 국민들의 눈과 입을 막았으며,(헌법 21조 1항 표현의 자유 및 그에서 도출되는 '국민의 알권리', 형법123조 공무원의 직권남용죄(권리행사방해))

정권의 안위를 위해 사실을 은폐하고 조작했다.(헌법66조 2항 헌법수호의무)

대한민국 국격을 회복 불가능한 지경으로 떨어뜨렸다.(국가공무원법 78조 2항)


불법과 무능, 탐욕의 고리를 꿰어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낸 박근혜 정부야말로 국민들로부터 징계받아야 한다. 



- 2014.05.26 공동연명 (1053인)








<한신대학교 교수 67명>


박근혜 정부와 탐욕스런 자본주의를 바꾸자


300여 죽음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던 우리 한신대 교수들은 그 참담함에 말을 잃었다. 사랑하는 어린 생명을 졸지에 떠나보낸 부모들의 비통한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비통함에 우리 시민들은 지난 한 달 동안 하나같이 아파했으며, 매일같이 학생들을 대하는 우리들로서는 더욱 그 슬픔을 참기 힘들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지를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동네에 장애인시설이나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조차 막았던 우리들, 가난한 세 모녀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연이은 자살에 애써 눈감으려 했던 우리들, 매년 수백의 학생들이 죽어가도 다시 그들을 입시지옥으로 밀어 넣었던 우리들이었기 때문이다. 희생된 아이들 앞에서 ‘나는 세월호 선장과 과연 다른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우리 교수들은 스스로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라 자칭했던 지식인들이었으므로 더욱 더 그렇다. 우리는, 이윤논리를 앞세워 법을 어기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했던 자본의 욕망을 용인하였다. 또 기업권력과 결탁하여 불법을 자행하고 살인의 책임을 떠넘기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언론을 목 조르는 권력자들을 비판하지도 못하였다. 나아가 시장주의의 무한경쟁, 규제 철폐와 성과 만능주의, 배금주의와 물신주의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의 광란을 속수무책 방치하였다. 어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19일 대통령이 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하고 대책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그 담화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악어의 눈물’과 함께 앞으로도 이런 희생이 계속될 것이라는 난감한 예측이었다. 담화가 진행되는 그 시각에, 청와대는 여전히 언론공작을 진두지휘하였고 공안권력은 추도하고 항의하는 시민과 교사들을 탄압하는 데 골몰하고 있었다. 모든 책임을 선장과 선원, 청해진과 유병언 그리고 해경과 하급 공무원들에게 떠넘기는 몰염치한 정치공작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 2004년 야당 당수로서 했던 이 발언을, 이제는 대통령 스스로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느끼는 것이 먼저이다. 또 참사 직전 ‘모든 규제는 암적 존재’라며 내세운 막가파식 규제 철폐정책이 세월호 참사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해 근본적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신대 교수들은 대통령과 국가, 기업에 요구하지 않으려 한다. 자본과 권력자들과 그에 기생하는 무리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힘을 모아 자본과 정부를, 그 못난 행태를 바꾸어내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들은 먼저 희생된 아이들과 부모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들과 같이 손을 맞잡고 연대하여 분노하고 행동하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는 정녕 우리사회가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긴 산고(産苦)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 힘든 길에 우리도 함께할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


- 2014.05.26 한신대학교 교수 일동








<동아대학교 교수 36명>


세월호 침몰은 무자비한 경쟁의 원리와 결과지상주의를 추구한 신자유주적 규제완화 그리고 민주적 책임의식의 결여가 빚어낸 참사이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이 최고의 가치로 간주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효율과 수익을 내세워 이 지경으로 몰아간 자본의 야만성과 정권의 무능함을 똑똑히 목도하였다.


사고 이후 34일 만에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나올 때까지 정부는 자신의 무능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언론과 여론을 통제하여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만 하였지 제대로 된 구조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대응은 분노를 넘어서 정부와 국가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고, 희생자를 최소화 할 수 있음에도 미숙한 대처로 더 큰 인명피해를 가져온 총체적 인재였다는 점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 80명>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교사 선언 탄압 중단! (교사 선언 2) 


"이제 모래 위에 지은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거기엔 춥고 어두운 바다도 없을 거야 

거기엔 엎드려 잔다고 야단치는 선생님들도 없을 거야 

거기엔 네 성적에 잠이 오냐고 호통 치는 대학도 없을 거야 

거기엔 입시도 야자도 보충도 없을 거야 

거기엔 채증에는 민첩하나 구조에는 서툰 경찰도 없을 거야 

거기엔 구조보다는 문책을, 사과보다 호통을 우선 하는 대통령도 없을 거야 

어여쁜 너희들이 서둘러 길 떠나는 거기는 

거기는 하루, 한 달, 아니 일생이 골든타임인 그런 나라일 거야 


따뜻한 가슴으로 꼭 한 번 

안아주고 싶었던 사랑하는 아이들아 

껍데기뿐인 이 나라를 떠나는 아이들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눈물만이 우리들의 마지막 인사여서 참말 미안하다" 

(권혁소의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에서 발췌) 








<대전충남 지역 교수 186명>

이대로는 안 된다!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적폐'를 해소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라!
그러지 못하겠다면 깨끗하게 물러나라!


<세월호> 참사가 빚어졌다. 터무니없는 불법부실 운항관리 하에서 배는 처음부터 사고의 소지를 만재한 채 출항했다. 선장 이하 선원들은 '그대로 있어라'는 말로 침몰하고 있는 배 안에 승객들을 가두어 둔 채 자기들만 살겠다고 제일 먼저 탈출했다. 갇혀 있던 승객 전원을 구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건만 구조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해경은 어찌 된 영문인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 꽃다운 아이들이 대부분인 승객들은 그렇게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갔다. 황급하게 달려간 가족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애태우며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그렇게 300명이 넘는 생명을 육지가 지척인 바다에 산 채로 수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적폐를 지적했다. 그렇다. 적폐가 있었다. 오랜 군사독재를 거치는 동안 쌓인 폐해들, 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도 미처 해소되지 못한 폐해들이 있었다. 특혜와 비자금의 교환으로 얽힌 정경유착의 폐해, 돈벌이에만 눈 먼 천민자본의 폐해, '낙하산 인사'와 부패한 '관피아'·'정피아'의 폐해, 권력과 자본에 장악당한 '기레기' 언론의 폐해, 시민의 법 감각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방식으로 법을 집행해 온 권력기구의 폐해 등 온갖 폐해가 쌓일 대로 쌓여 있었다. 거기에 외환위기 이후 가속적으로 진행되어 온 무분별한 신자유주의화의 폐해가 얹어졌다. 그 폐해 더미 위에서 시민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정의, 그리고 안전과 복지 같은 헌법적 가치들은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므로 적폐를 근본 원인이라고 한 대통령의 지적 그 자체에는 틀린 데가 없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남의 일인 듯 적폐를 운위하는 대신 바로 자신과 그 주변이야말로 적폐의 핵심임을 통렬하게 반성해야 옳다. 현 정부야말로 적폐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이를 확대재생산해 오지 않았던가? 공공기관의 수장을 낙하산 인사로 채워왔으며 언론 통제를 통해 '기레기' 언론인을 양산해 왔다. 선박안전 규제완화가 불법부실 운항의 원인이 되었음에도 규제완화는 경제를 살릴 최선의 처방책으로 지금도 무분별하게 추진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해경과 안행부 해체 수준에서 이 문제를 봉합하려 하고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한다면서 전관예우('법피아') 논란의 안대희를 그 책임자로 지명하였다가 며칠 만에 사퇴하는 등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에서도 난맥상을 보이며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월호> 침몰에서 대한민국의 침몰을 보았다. 다수의 국내외 지식인들은 <세월호> 참사는 곧 닥쳐올지 모를 원전 폭발 대재앙의 마지막 경고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무분별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처럼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세월호>가 침몰 직전 그랬듯이, 빠르게 복원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특단의 대대적 정비 없이는 침몰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절박한 상황 인식에 따라 우리 대전충남지역 서명교수 일동은 교육자로서의 일말의 책임을 통감하며 사회변혁의 밀알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1. 출항부터 완전 침몰, 구조 실패의 전 과정에 걸쳐, <세월호> 참사의 먼 원인부터 가까운 원인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와 국정원을 포함하여 관련된 모든 인물, 모든 기관의 책임을 성역 없이 철저히 밝히고 응분의 처벌을 내릴 것.

2.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피해자 가족의 요구대로 특별법을 제정하고, 유가족 대표가 참여하는 합동조사기구를 설치할 것.

3. 철저한 원인 규명을 바탕으로 해난사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함은 물론, 사회 모든 영역의 안전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등 국가 안전시스템을 정비할 것. 특히 수명을 다한 위험 원전은 해체 방안을 마련할 것.

4. 정부는 언론 통제를 즉각 중단하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 발언의 자유 등 시민의 헌법적 자유를 철저히 보장할 것. 또한 언론은 권력과의 유착관계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진실 보도로 새롭게 태어날 것.

5.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PK 검사출신의 호위무사'들을 정리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통해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것.

6. 당장의 이익을 쫓는 천민자본주의 정책, 공익을 해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양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할 것.


이상과 같은 당연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때, 정통성이 취약한 데다 터무니없을 정도의 무능함까지 보여준 정권은 스스로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다. 대한민국 시민은 분명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정부를 가질 권리가 있다.

- 2014.05.30 대전충남지역 서명교수 일동








<서울대 총학생회>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이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는 단지 슬퍼하기만 했을 것이다. 우리는 희생자와 가족을 위로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애도를 표했으리라. 그러나 이 끔찍한 참사가 실책이 겹친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임이 밝혀졌을 때 슬픔은 거대한 분노로 뒤집혔다. 해경은 방관했으며 언론은 부정확하고 무책임한 보도로 혼란을 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재난관리시스템은 제 기능을 다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이 대통령 화환과 고위직 숙소 배정에 신경을 쏟는 동안 실종자들은 차디찬 바다에 남겨졌고 그 가족들은 체육관에서 떨고 있었다. 정부기관은 국민의 보호라는 존재의 이유를 망각하고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제 국민의 정서는 절망을 넘어 분노에 다다랐다.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은 분노를 더했다. 국민은 반성을 원했지만,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고 사건을 은폐했다. 유가족은 대화를 요구했지만, 그들의 간절한 호소는 묵살 당했다. 급기야 경찰은 유가족들을 불법 미행하고 침묵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을 강제 연행했다. 이 모든 일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말 한마디로 해경을 해체했고, 눈물로써 실책을 무마하려고 했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선내에서 승객들이 수차례 듣고, 믿었던 말이다. 동시에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내세웠던 문구이다. 그렇다.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고 들었다.

무능한 정부와 부패한 기관과 무책임한 정치를 그저 바라보며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슬퍼하는 이들은 미개한 국민으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이들은 불순한 시민으로 낙인찍혔다. 순수와 비순수를 가르는 이분법적인 발상에 열린사회를 향한 열망은 좌절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숨죽인 채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가만히 있으라! 우리들에게 이는 결코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다. 사회와 학교는 정치에 관심을 끊고 현실에 눈감으라고 말해 왔다. 스펙을 쌓고 네 옆의 친구보다 성공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은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의 말과 결코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굴종과 침묵과 무관심을 요구받은 우리들은, 세월호라는 거대한 참사를 당면함으로써 비로소 성찰의 계기를 얻었다. 국민들을 우롱하는 귄위주의적 행태, 해체와 금지로 사태를 덮으려는 편의주의적 작태에 우리는 왜 눈감아야 하는가.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언제나 가만히 있으라는 보이지 않는 언명을 착실히 학습해왔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거부한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이끈 반인륜적 행태를 목도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들은 우리의 구호를 선동이라고 할 테다. 그렇게 부른다면 그렇게 불리겠다.

결코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며, 그럼으로써 가만히 있기를 거부할 것이다. 무능한 정권과 그 비열한 작태를,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자들의 행태를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잊지않을 때 캠퍼스에서, 광장에서, 투표소에서 우리의 분노와 성찰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가진 대통령과 정부에게 고한다.
 
첫째, 실종자 수색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이것은 생존자·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자 정부가 외면해 온 요구이다. 국민이 인정하기 전까지 정부가 먼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둘째, 청와대까지 포괄하는 성역 없는 수사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 사건을 엉성하게 종결하지 말고 똑바로 해결하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라. 모든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고질적 구조의 혁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세월호 참사는 언젠가 되풀이되고 말 것이다.
 
셋째,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언론을 통제하여 국민들의 눈을 가리는 정부는 독재정권이나 다름없다. 현 정권은 즉시 언론기관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언론의 공공성을 복원하라.
 
넷째,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분열을 조장하는 용공좌파도, 국가 전복을 꾀하는 불순분자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의 대리자일 뿐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재갈을 물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지 않는 자들에게 역사는 되풀이된다. 우리는 잊지 않겠다. 그렇기에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이러한 외침을 무시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주문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많은 국민들과 함께 분연히 일어설 것이다.

 
- 2014.06.02 제56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운영위원회




<문학인 754명>

우리는 이런 권력에게 국가개조를 맡기지 않았다

할 말을 잃은 시간이 자꾸 흘러가고 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 달,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참담한 광경들을 거듭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례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절실히 깨닫는 중입니다. 죽음과 삶에 대한 모든 존엄이 곤두박질치는 참혹한 나날을 겪고 있습니다.

권력은 언제나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이 위기에 처한 가장 급박한 순간조차도 정권은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을 먼저 고려했고, 안전보다 정권의 유지에 연연했습니다. 언론을 통제하고 국민을 진압하면서 진실을 가리고 분노를 은폐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단 한 사람의 목숨도 구하지 못하고 수많은 의혹과 추문을 남겨둔 채로 대통령은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우리는 그 약속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알 권리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의 항의와 요구를 경찰병력을 동원해 진압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돌아서서는 통제와 억압을 진두지휘하는 두 얼굴의 정부를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총리를 바꾸고, 정부 부처를 자르고 기워 개편하는 장막을 치는 것으로 우리가 겪은 참담한 재난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생명보다 이윤이 우선시되고,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모든 가치를 줄 세우는 세상에서 우리의 삶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습니다. 생계를 이유로 국민을 길들이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가리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생명과 존엄을 외치는 국민들의 분노를 진압하고 통제하는 권력을 우리는 더 이상 허용할 수 없습니다. 참사의 책임을 묻는 일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일과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참사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우리의 대책입니다.







<미주 한인 신학생 133명>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합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로마서 12장 15절)

수백 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국내외 모든 국민들에게 가눌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고통스럽지만 외면하지 말아야 할 진실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이 저질러온 부정과 부패 앞에서 우리는 침묵했으며, 국가 조직의 부조리한 조직 체계를 방관했고, 그들의 무능을 질책하지 못 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일차적인 책임은 인명 구조의 임무를 방기한 선장, 일부 선원, 청해진 해운 측과 해경의 무책임한 대응에 있습니다. 또한 이번 참사의 책임은 세월호에 연루된 개인들의 부도덕성과 탈법 행위 뿐 아니라 물질주의의 탐욕이 지배해 온 우리 사회의 불의한 권력 구조와 자본의 힘의 논리에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무고한 희생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진실은 우리 모두의 회개와 사회 전반에 걸친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의 발생, 구조, 수습 과정에서 벌어진 온갖 거짓과 진실 은폐, 왜곡은 국민들로 하여금 슬픔을 넘어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미주의 한인 신학생들은 이 사건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짐으로써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소외된 자들과 억울한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예수님을 따라 지금 큰 아픔과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여야 합니다. 미주의 한인 신학생들은 비록 슬픔의 현장에서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들과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멀리서나마 함께 아파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들의 아픔에 함께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들의 무능함과 무책임을 덮으려고 하는 불의한 행위, 권력, 그리고 자본의 탐욕을 규탄합니다. 또한, 우리들 스스로의 모습들을 돌아보는 것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회개와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합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2014년 4월 16일,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그저 기다렸던 꽃다운 아이들과 무고한 국민들이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온 국민들은 슬픔과 분노로 다시 묻고 있다. ‘국가는 무엇인가’

세월호의 침몰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침몰을 보여주고 있다.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와 국정철학, 정부의 무능한 재난대응 시스템으로 인한 인재라는 사실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정부는 살릴 수 있는 생명들을 살리지 못 했다. 아니, 살리지 않았다. 배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부터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구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해경 및 관련 국가기관은 ‘관행’과 ‘절차’를 따지며 배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방치하였고, 그대로 300여명의 소중한 국민들을 속수무책으로 떠나보냈다. 심지어 이후에도 청와대는 자신은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며 스스로 ‘국가의 역할’을 부정했다.

더구나 정부와 집권 여당은 ‘유가족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겠다’는 말 대신 ‘순수유가족’을 운운하며 좌파세력을 축출해야 한다는 망언을 하고, 유가족들에게 사복경찰을 붙여 사찰을 하는 등 개탄을 금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심지어 언론과 여론을 통제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입에는 ‘연행’과 ‘구속’으로 재갈을 물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고 한참이 지난 후인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일 발표한 담화문에는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찾아내겠다거나 유가족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겠다는 약속은 없었다. 또한 근본적으로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와 이를 방조하는 정경유착을 끊어내기 위한 어떠한 해결책도 없었다. 확실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해경 해체가 아니라 정부의 구조실패의 이유를 명확히 밝혀내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발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국가에 실망하고 싶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희생자 가족과의 면담에서 밝힌 ‘유가족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던 스스로의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진정으로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자각하고 있다면,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무한책임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에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이화인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마지막 실종자까지 끝까지 찾아내라!
하나. 유가족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여 특별법을 제정하라!
하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세월호 참사 관련자는 성역 없이 조사하라!
하나. 책임자를 엄중하게 처벌하라!
하나.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국정을 운영하라.


- 2014.06.05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및 22개의 단과대학 운영위원회 및 학내 단체






<서강대 학생·동문·청소노동자 등 공동선언>

다가오는 6월 10일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부쳐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지 벌써 한 달하고도 반이나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16명의 실종자가 바다 속에 있고, 288명의 희생자과 172명의 생존자의 가족들은 방치되어 있다. 한 달 반이라는 시간동안 바뀐 것은 실종자 수와 희생자 수 뿐이다. 그동안 우리는 무척이나 슬퍼했고 분노했으며, 허망한 죽음 앞에 무력했고 자책했다. 그러나 정작 책임을 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아직도 뻔뻔하게 머리를 들고 다니고 있으며, 그 누구도 무엇 하나 해결하지 않고 있다. 만약 조금이나마 사고 해결에 진전이 있었다면 이는 전적으로 영정사진을 들고 진도에서·안산에서·청와대 앞에서·국회에서 밤을 지새우며 울부짖었던 피해자 유가족들이 해낸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해온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사고 발생부터 후속처리, 언론보도까지 철저하게 돈이 사람보다 앞에 놓였다. 그리고 이 나라 정부와 공권력은 이를 위해 복무하고 있다. 폐기처분되었어야 할 선박의 수명 연장, 무리한 선박 증축과 화물 과적, 무책임한 저임금·비정규 선원 고용 등 세월호 사고를 일으킨 수많은 요인들은 모두 '비용 절감'을 위해서였다. 인명구조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민간업체와의 독점계약, 선정적이고 무책임한 언론들의 보도 등 사고를 대형으로 키운 요인은 모두 '이윤의 창출'을 위한 것이었다. 이는 지난 몇 십년간 들어섰던 정부의 일관된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 시책에 의해 가능했으며, 공권력은 이들에 반기를 드는 자 누구든 - 그것이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건 누구건 - 가로막고 잡아가두며 정권을 비호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모른 척 해온 이 나라의 전통이자 관례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군사독재시절이건 민주정부 시절이건 언제나 우리에겐 '경제성장'이 '인권'이나 '생명'보다 우선시되어왔다. 그렇게 해도 별 일 없을 거라고 믿고자 했다. 그리고 그 믿음의 결과는 수백 명의 사람이 생매장 당하는 것을 손 놓고 생중계로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오늘이다. 더불어 서강대학교는 그 역사를 만드는데 앞장서왔다. 우리는 이 나라의 구성원이자 서강의 구성원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은 어디서 어떻게 사고를 당해도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 분명한 이 사회에 절망했다. 사고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우리가 정말 국민입니까'라고 절규해야 했다. 국민의 생명을 돈으로 저울질하는 국가는 이미 국가의 자격이 없다. 우리는 세월호 사고를 기준으로 이 나라의 역사와 전통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 그 시작일 것이라 믿는다. 이조차 이행할 수 없는 정치권력이라면 역사 앞에 겸허히 물러나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국회의 모든 정치권력에게 요구한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는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요구를 조건 없이 전면 수용하라. 성역 없는 진상조사만이 희생자들의 원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 사찰, 평화적 추모 집회·시위 강경진압 등 초법적인 공권력 남용을 중단하고, 공권력 남용의 책임자를 처벌하라.

셋째.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 조치를 철회하라. 국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생명이 이윤보다 우선이다.


6월이다. 1987년 6월 이 땅의 국민들은 군사독재의 억압을 깨고, 거리에서 '개헌'과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이 땅의 역사적 진보는 언제나 "가만히 있으라"는 세상의 명령 앞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선언과 행동 속에 이루어져왔다. 세월호 사고는 돈을 잔뜩 끌어안은 채 침몰하고 있던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세월호 이후의 역사'는 그 이전의 역사와 달라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 2014.06.05 세월호 침몰 사고를 기억하는 서강대 학생·동문·청소노동자 등 공동선언자 일동






<성공회대 348명>

4월 16일,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시작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던 그 시간, 300명에 달하는 생명들이 우리가 TV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한국사회는 침몰한 배에서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참혹한 사실 앞에 슬픔과 죄책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분노했다.

세월호는 안전은 뒷전이고 ‘이윤창출’에만 혈안이 된 자본 그 자체였다. 자본에게는 안전과 생명은 단지 비용일 뿐이었다. 수명이 지나 폐기처분되었어야 할 세월호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무덤에서 꺼내어졌다. 죽어가는 육신을 움직이는 근육들인 선원들은 저임금 비정규직이었다. 세월호는 더 많은 돈벌이를 위해서 무리하게 증축되었고, 화물을 과적했고, 평형수는 빼내어졌다. 자본의 탐욕에 의해 무덤에서 끄집어져 나온 세월호는 300여 생명의 한이 맺힌 무덤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죽었던 세월호가 무덤에서 합법적으로 걸어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끝없이 규제완화에 나섰던 국가의 책임이 크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는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무능력함과 부패를 유가족들과 전 국민 앞에 드러냈다. 국가는 문제해결 의지가 전혀 없었다. 보다 못한 유가족들이 직접 움직이고 나서야 진척이 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이러한 국가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국민들은 깊은 절망에 빠져있다.

세월호의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다시는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시민들은 행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행동하는 시민들을 “정치적이다” “불순하다”고 낙인찍고 있다. 경찰은 일찍부터 유가족들에게 사복경찰을 붙였다. 참사 초기 구조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국가는 분노한 유가족들이 행동을 하려 하면 즉각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하고 있다. 가만히 있지 않기를 선언한 시민들이 집회를 열 때마다 수십 수백명의 시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국가는 모든 것을 잊고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지 않으면 모두 체포하겠다며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시계추는 지금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경희대 164명>

“가만히 있으라”는 세상의 명령에 대해 경희대 학생들이 선언한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 6월 10일 민주항쟁기념일에 부쳐 -

4월 16일, 300명에 달하는 생명들이 우리가 TV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우리는 그것을 생중계로 지켜보았으며 언론, 해경, 대책본부, 정치권, 이 한국사회의 민낮을 보고 말았다. 한국사회는 침몰한 배에서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참혹한 사실 앞에 슬픔과 죄책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분노했다.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는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었다. 전국 각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약 60만명의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했으며, 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다양한 추모의 글들이 올라왔다. 어떤 사람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혹은 동참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었다. 청와대 게시판에 실명을 거론하고 가만히 있지 말자는 이야기를 한 경희대 정경대학 4학년 용혜인씨는 국화꽃과 피켓하나를 들고 홍대거리를 행진하고 3만명이 청와대 뒤쪽으로 행진할 때 "청와대는 앞 쪽에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청와대로 가고자 했다. 그리나 지금 세월호 사고 이후 50여일이 지나고 있는 지금 언론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으며 기성 정치 세력들은 자기들을 뽑으면, 투표하면 안전한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강한 압박 없이는 정치인들의 약속들은 언제나 공수표였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투표만으로 이 사고가 해결되는 것이라면 진작해 해결됬을 것이다.

세월호사고는 안전은 뒷전이고 ‘이윤창출’에만 혈안이 된 이 사회의 전통 그 자체였다. 자본에게는 안전과 생명은 단지 비용일 뿐이었다. 수명이 지나 폐기처분되었어야 할 세월호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다시 살아났다. 죽어가는 육신을 움직이는 근육들인 선원들은 저임금 비정규직이었다. 세월호는 더 많은 돈벌이를 위해서 무리하게 증축되었고, 화물을 과적했고, 평형수는 빼내어졌다. 자본의 탐욕에 의해 무덤에서 끄집어져 나온 세월호는 300여 생명의 한이 맺힌 무덤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는 의심받았다. 내 생명은 기업의 이윤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쇀. 이미 죽었던 세월호가 무덤에서 합법적으로 걸어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끝없이 규제완화에 나섰던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것은 역대 정권이 꾸준히 계승해온 문제다. 그렇기에 국가정책을 만들어오는 정치권력, 국회와 청와대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하는 말은 생명보다 이윤이 중요한 이 사회를 바꾸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는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무능력함을 유가족들과 전 국민 앞에 드러냈다. 국가는 문제해결 의지가 전혀 없었다. 보다 못한 유가족들이 직접 움직이고 나서야 진척이 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5월 16일 사고 발생 한달이 지나서야 대통령은 유가족을 만나서 사과했고 바로 그 다음날 17일 120명, 18일 100여명을 연행했다. 심지어 5월 18일은 1980년 광주가 있었던 그 날 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의 명령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들고 있던 것은 종이 한장과 국화꽃이었다. 그렇게 냉혹한 주말이 지나가고 나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눈물을 흘렸다.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며 어떤것을 선택할지는 시민들의 선택이다.

세월호의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다시는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성역없는 조사를 하자는 요구를 받아드리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생명, 안전보다 돈이 더 중요시 하는 사회, 전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극히 상식적이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성역없는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규제완화를 멈추고 특히 안전규제의 강화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본질적인 문제이다. 시민들은 행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행동하는 시민들을 “정치적이다” “불순하다”고 낙인찍고 있다. 경찰은 일찍부터 유가족들에게 사복경찰을 붙였다. 진도에서는 질서유지를 위한 인원보다 정보과 형사들이 더 많이 있었으며 이후에 지속적인 사찰로 인해서 유가족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참사 초기 구조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국가는 분노한 유가족들이 행동을 하려 하면 즉각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하고 있다. 가만히 있지 않기를 선언한 시민들이 집회를 열 때마다 수십 수백명의 시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국가는 모든 것을 잊고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지 않으면 모두 체포하겠다며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시계추는 지금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오는 6월 10일은 민주항쟁기념일이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신군부의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선 광주 시민들은 전남도청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저항하다가 산화했다. 시민들은 5월의 광주를 잊지 않았다. 광주에서 마지막 까지 싸웠던 시민들이 있었기에 신군부는 마음대로 광주를 주무를 수 없었고, 이땅에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수많은 시민들은 광주를 끊임없이 기억하려 노력했다. 결국 87년 6월 29일 전두환 정권은 직선제 개헌을 발표하며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시민들은 기어코 거리에서 신군부의 항복을 받아냈다. 그렇게 518 광주민중항쟁과 수많은 민주 투사들이 기억되었고, 이들의 희생은 민주주의의 소중한 한걸음 한걸음으로 기억되고 있다.

역사란 그렇게 발전해왔다. 잊으라 하는 사람들의 “가만히 있으라”는 요구 앞에서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행동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일, 그리고 다시는 제2의 세월호를 만들지 않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추모하고, 기억하고, 분노하고, 행동할 것이다. 세월호의 침몰과 구조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 일이 왜 벌어졌는지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진상이 규명되는데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인 당연한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산 자의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단순히 기자회견 하나, 글 하나로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는 이제 시작일 것이며 더 큰 광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가오는 6월 10일 거리에서 외치자.

산 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우리 경희대학교 학생들은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모든 요구를 전면 수용하라. 성역없이 조사하고 그 책임을 물어라.
1. 유가족 사찰, 평화적 집회·시위 강경진압 등 초법적인 공권력 남용을 중단하고, 공권력 남용의 책임자를 처벌하라.
1.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일 수는 없다. 박근혜 정부는 신자유주의 규제완화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


위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없는, 혹은 이행할 생각이 없는 정부라면 이 사회와 역사에서 퇴진하라.

- 2014.06.05 경희대학교 학생 일동







<서강대학교 교수 52명>

"이것이 과연 국가란 말인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6월 8일 현재, 초기에 탈출한 172명을 제외하고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 사망자 290명, 실종자 14명. 3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퍼런 바닷물 속으로 사라져버린 기괴하고 참혹한 광경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우리 모두는 엄청난 충격과 무력감, 슬픔과 자괴감에 빠졌다.

침몰 이후의 구조 과정은 극도의 무능과 무책임과 공감 능력의 부재로 점철되었다.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하고 자신들만 탈출한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들. 안전을 철저히 무시한 청해진해운. 침몰하는 세월호를 바라만 보며 ‘골든타임’을 허비한 해경. ‘안전’과 ‘바다’에 무지한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책임자 엄벌을 외치며 자신에게는 일찌감치 면죄부를 부여한 대통령.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며 ‘대통령의 안보’에만 주력한 국가안보실장.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컵라면을 먹던 교육부 장관. 컵라면에 계란을 넣은 것도 아니라며 이를 변호한 청와대 대변인.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 했던 안전행정부 국장. 승객 80명을 구조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는 해경 간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속속 드러난 해양 분야의 문제점들과 이른바 ‘해피아’의 실상. 이 모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이 과연 국가란 말인가?”

실종자의 전원 수색과 철저한 진상 규명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에 대한 근원적 반성과 성찰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만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과 가족들에 대한 참된 애도의 길이며, 세월호 참사의 재발을 방지하는 길이다. 우리 서강대학교 교수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또한 대학의 교육을 맡은 사람들로서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며,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성균관대학교 구성원>


경제성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모든 죽음들에 반대하며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6·10민주항쟁을 앞두고-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40일이 훌쩍 넘었다. 아직도 바다 밑에는 16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고, 진즉에 이뤄져야 할 진상조사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이곳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영정사진을 안고 상경한 유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경찰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거리로 나섰던 이들은 지난 17일과 18일간만 200명이 넘게 연행되어야 했다. 경제성장을 생명보다 소중하게 여겼기에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눈물을 흘리던 대통령은, 또 다른 '경제성장'을 위해 아랍에미리트로 원전을 팔러 갔다. 법 앞에는 당위가 있었고, 책임 앞에서는 당위가 없었다. 가족을 잃은 자들은 죄인으로, 추모는 범죄행위로 선언되는 경제성장의 제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

효율을 위해 선박의 규제를 완화시켰고, 이익을 위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 대신 짐을 실었다. 안전을 보장해야 할 선장과 선원들 대부분은 비정규직이었다. 경제성장을 우선시한 사회가 돈과 생명을 바꿔치기하고 있는데도, 이 사회는 그저 세월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한다. '경제성장'이라는 거대한 기계 속에 복종하며 다시 녹슬어 가는 부품이 되라고 강요한다. 지난 토요일, 눈물을 흘리며 침묵 행진을 하던 시민들을 경찰은 팔을 꺾고 사지를 들어 연행했다. 대오 뒤쪽에서 오는 구급차를 보고 길을 열어달라는 시민들의 외침은 "급하면 싸이렌을 켰겠지"라는 경찰의 싸늘한 반응이 되어 돌아왔다. 생명보다 추모 행진을 막는 것을 더 중시하는 경찰을 보며 우리는 세월호 이후 또 다른 세월호가 진행 중인 것을 보았다. '가만히 있으라'고, 온갖 불의에 눈감는 시민이 되라고, 양심의 자유를 포기하라고 외치는 이 사회는, 계속해서 우리가 인간임을 포기하라 강요한다.

그러나 우리는 불의한 천재가 되기보다 정의로운 바보가 되려 한다. 생명보다 돈이 소중했던 사회를 잊지 않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또 가만히 있지 않기 위해 우리는 행동할 것이다. 5월 18일 80년의 광주를, 6월 10일 87년의 대한민국을 기억하기에, 사회의 '가만히 있으라'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행동했던 사람들을 기억하기에 우리는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고문 살인으로 죽은 박종철을 기억하라고, 민주헌법을 쟁취하자고 외쳤던 87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사회를 반대하자고 외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게 요구한다.

하나.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진행된 생명에 대해 무책임한 규제 완화를 중단하라.
하나. 세월호 추모를 범죄로 규정하며 집회 시위의 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하나.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고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 2014.06.09 세월호를 기억하고자 하는 성균관대학교 구성원 일동








<교사 12,244명>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야 합니다.
참교육 25년, 전교조를 지키겠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수많은 목숨들이 희생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들은 절망했습니다.
꽃다운 아이들이, 동료교사들이, 무고한 시민들이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희생당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배후에 자본의 탐욕이, 부패한 관료와 정치인이,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부가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스승의 날, 세월호 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을 했습니다.
“제자들을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며 전국 1만5천여 명의 교사들이 세월호 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올바른 진상규명과 후속대책마련이 시급하게 이루어지기를 요청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제자들과 동료교사들의 희생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염원하였습니다.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풀어지기를 소망하였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습니다. 어둡고 불안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기를 소망하였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에 다시 분노하였습니다.
사과의 눈물을 보이던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이후 돌변하였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지지부진한 채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성역 없는 조사를 위해서는 독립적인 조사기구가 필요하지만, 유가족과 국민들의 요구인 특별법 제정은 외면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유가족의 간절한 염원인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참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의지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대개조의 자격이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후속 조치는 더욱 참담합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찬양하는 총리 후보가 낙마 하자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 한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켰습니다. 제자 논문을 상습적으로 강탈한 사람을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대선자금 차떼기의 주역인 인물을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온갖 편법과 탈법으로 권력과 부를 얻은 사람들을 긁어모아 국가대개조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개혁의 대상자들이 국민을 개조하겠다고 나서는 꼴입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공식선언이며, 국민을 업신여기는 오만한 행동입니다. 반성과 성찰은 부재하고 독선과 오기만 가득합니다. 이런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맡기기에 너무나 위험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만이 더 이상의 제자들과 동료들을 잃지 않는 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는 국민들을 불행하게 할 뿐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들의 안전이 중시되고 인간다운 삶이 존중되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6/4 지방 선거가 끝나자마자, 송전탑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려는 밀양 할머니들의 농성장을 짓밟았습니다. 생존권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구속영장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의료 민영화에 박차를 가하고 교육영리화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해고자의 조합원 인정 여부는 노동조합에 맡기라는 ILO, EI, OECD 등 수많은 국제기구들과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내몰았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민영화와 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 국정 기조가 강화되면서 약육강식의 야만성이 확산되고 사회적 약자의 삶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교육감 선거를 통해,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라고 명령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를 법 밖으로 내몰았습니다. 우리 교사들은 전교조 법외노조화로 인해 참교육 25년, 정성들여 쌓아 올린 학교혁신, 교육민주화, 무상교육 등의 소중한 성과들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합니다. 침묵과 굴종을 강요하는 반교육적 학교 모습이 도래할까 두렵습니다.
우리는 지난 교육감 선거를 통해 현재와는 다른 세상을 학생들에게 만들어 주라는 국민 염원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교사들은 국민 염원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되찾을 수 있도록 헌신할 것입니다.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앞장설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참교육 전교조를 굳건하게 지켜나가겠습니다. 전교조를 지키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새로운 교육염원을 앞당기는 길입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으라.’고 가르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사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우리 제자들과 동료교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 2014.07.02 세월호 참사 제 2차 교사선언 참가자 일동 (김정훈 외 12,243명)






<영화인 1,123명>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168일이 된 지난 9월 30일 여야는 ‘양당 합의하에 4명의 특검후보군을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제시한다. 특검후보군 선정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후보군은 배제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유가족들을 배제한 채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지난 8월 9일부터 동조단식에 돌입했던 영화인들로서는 허탈함을 넘어 참담한 합의문이다.애초의 주장을 완화하여,미흡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진상규명에 부합한 안이라면,어떻게든 합의에 이르고 싶었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바람마저철저히 묵살된 합의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재발방지대책강구’가 절실하다는 내용적 공감대로부터 출발하여, 실천적 연대활동을 벌여왔던 영화인들은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이하여,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는 바이다.

우리는 여전히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특별법을 원한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재난관리 구조구난 체계가 작동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다. 짧게는 현 정부의 무능함이 부른 참극이지만, 길게 보면 생명보다 이윤을 보다 우선시했던 대한민국의 모순이 집약된 사건이다. 결국 살아있는 우리가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지 않으면, 무고한 생명의 희생앞에 더욱 부끄러울 수 밖에 없다. 이는 정치권만의 문제도 아니며, 이념대립의 문제일수도 없다. 그러하기에 청와대, 정부, 정치권 스스로가 당리당략을 벗어나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권력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방법론이 가장 중요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주체를 세우는 일에서 가장 배제되어야 할 대상은 청와대와 여당이다. 정치권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상설특검법은 권력형비리에 초점이 맞추어진 법이다. 여야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고 중립적인 인사를 특검으로 임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여야의 정쟁대상이 아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입안해야 할 주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사법체계를 흔든다는 호도를 서슴지 않으면서까지 스스로가 진행할 수 있는 입법권을 내려놓고 있다. 내려 놓아야 할 것은 오히려 그들 스스로의 기득권이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여 특검후보군을 형성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유가족을 배제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가장 자유스러울 수 없는 여당이 되려 주도하는 특별법을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

우리는 끝까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다.

4월 16일 이전, 세월호 참사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은 평범한 시민이었다. 어느 누가 자신이 유족이 될 것이라고 상상이라도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참사 이후 가족들은 모든 언론의 중심에 설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과 SNS망을 통해 확산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그들의 심정을 뒤로 한 채, 유가족들을 철저히 대상화 시킬 뿐이었다. ‘왜, 단 한명도 구조되지 못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희생자와 실종자, 그리고 생존자들을 위한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하는 가족들의 바람이 그렇게 무리한 요구였던가?

전국민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대통령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면담을 거부한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검법을 만들겠다던 대통령이 이제는 국회의 권한이라고 회피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엔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입법권에 대한 간섭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 여당의 권한을 야당에게 넘기겠다던 여당대표는 말을 바꾸었고, 피해자단체에서 추천한 위원들(8명)과 국회에서 추천한 위원들(8명) 동수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수사, 기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궁색하기 그지없는 핑계를 대며 마치 유가족이 직접 수사, 기소라도 하는 양, 여론전을 펼치는 주체는 여당 원내대표이다. 유가족의 바람을 호도하기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다. 총 3번에 걸친 여야의 합의과정에서 유가족들은 번번히 뒷통수를 맞았다.

일부 세력이긴 하겠으나 유가족들이 주장하지도 않은 내용을 끼워넣은 특별법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것을 넘어서, 종북세력. 폭력세력, 기득권세력으로 몰아가는 행동들과 조소들은 이미 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묻고 싶다. 그렇다면 4월 16일 이후 과연 무엇이 변했는가? 무엇이 밝혀졌는가? 무엇이 규명되었고, 어떤 대책이 세워졌는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낸 것이 없다.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리던지 우리 영화인들은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다. 더욱이 다른 그 무엇보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우리는 끝까지 든든한 벗이 되고자 한다.

- 2014.10.02 세월호 참사 170일째 되는 날, 영화인 1123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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