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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돌핀급발산

우리집 인테리어 #02

by mathpark 2023. 5. 25.

 

이제 이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날이 다가왔습니다. 둘째 낳고 이사 와서 부모님 모시고 3년, 두 분 모두 돌아가시고 13년을 더 살아 온 집을 막상 정리하려니 근심도 많아지고 앞으로의 여정이 까마득하게만 느껴집니다.

 

그간의 세월을 대변하듯 묵은 짐들이 버리고 또 버려도 계속 나옵니다. 가전제품과 가구 대부분을 버리거나 중고로 넘기는 데만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모습이 담긴 수많은 액자들도 사진만 남기고 모두 폐기했습니다.

 

장인장모님이 하사해주셨던 물소가죽 소파와 티테이블, 킹사이즈 흙침대까지 아쉽지만 모두 처분했습니다.

 

당장 생활하는데 써야 할 최소한의 살림살이들은 어렵사리 한 달 계약한 소형 아파트에 옮겨두고 드디어 이삿날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심상치 않은 날씨더니 기어이 폭우가 쏟아집니다. 비 오는 날 이사하면 잘 산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는데 개뿔 힘들기만 합니다. 그나마 1층이어서 사다리차 쓸 필요 없고 보관이사를 한다는 것이 약간의 이로움이랄까. 이사 업체는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이 소개해준 곳으로 정했습니다. 이사비용 더블 + 보관비용 별도.

 

미처 정리하지 못한 곳에서 마치 유물처럼 VTR도 나오고,

 

유통기한 3년 지난 왕뚜껑도 어느 구석에서 발견합니다. 맛있겠다. ㅋ

 

짐이 몽땅 빠지고나니 우리집이 이렇게 넓었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전에 고려하지 않았던 시스템에어컨을 막판에 설치할 수 있을까 해서 천정을 뜯어봤는데 역시 구축이라 공간이 여의치 않아 공사기간과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합니다.

 

누추하지만 그래도 부모님과 아이들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 마지막으로 사진으로라도 남겨봅니다.

 

공사기간은 타이트하게 3주 남짓으로 잡았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이 워낙 베테랑이라 이 기간도 여유롭게 마무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셨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웃들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양해를 구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공사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은 창호 공사. 원래는 아는 동생이 건설업 계통에 종사하여 도매가로 해준다고 제안했었는데 KCC 제품은 견적을 받아보니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그냥 인테리어 업체에 맡겼습니다.

 

1층이라 늘 단열에 취약하다고 생각했기에 이번 기회에 모든 창문이란 창문은 복층유리와 단열유리로 시공했습니다.

 

창호만 바꿨는데도 마치 새집처럼 느껴집니다. 창호의 비중과 비용이 큰 이유를 알겠습니다.

 

창호 공사가 끝나자마자 타일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얼핏 보기에 부부인듯한 두 분이서(함께 커피 마시며 얘기해보니 부부 맞더군요) 호흡을 맞춰 착착 진행하십니다. 역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입니다.  

 

베란다와 주방의 타일 작업이 금세 끝났습니다.

 

슬림 3연동 중문 시공. 다양한 종류 중에 고민하다가 유리는 모루유리로 골랐습니다. 깔끔하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욕실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거실 욕실은 그레이톤으로, 안방 욕실은 화이트톤으로 결정했습니다.

 

커다란 슬라이딩 유리장을 달아 종전에 부족했던 수납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젠다이 선반도 달았습니다.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 욕조는 철거하고 심플하게 샤워부스만 설치했습니다. 안방 욕실에도 슬라이딩 장을 꽉 차게 달았고 구석에 조금 애매하게 달아놓았던 선반은 나중에 떼어버렸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가장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공간이 욕실이었는데 이제 쾌적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모든 베란다와 보일러실 겸 세탁실에는 세라믹 탄성코트를 도포했습니다. 결로에 취약하지 않고 관리하기가 용이하답니다.

 

현관문에는 시트지를 바르고 스마트 도어락을 설치했습니다. 도어락은 서비스로 제공해 주셨습니다.

 

큰 공사는 거의 마무리되고 도배 및 장판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거실은 실크로, 방은 광폭합지로 도배하고 장판은 고민 끝에 2.2T 두께의 일반 장판으로 시공합니다.

이제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점점 새로운 모습을 갖춰가는 과정을 수시로 체크하며 구경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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