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지인으로부터 산양산삼이 선물로 들어오곤 하는데 생으로 씹어먹자니 번거롭고 챙겨 먹는 걸 잊어버리기 일쑤고 해서 아까운 삼을 모두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생겨서 이번엔 술로 담가보기로 합니다.(왜 이 생각을 진작에 하지 못했을까)
이번에는 열매까지 달린 녀석이 도착했습니다.
30도짜리 담금주를 사오긴 했는데 아뿔싸, 우리 집에는 술을 담을만한 술병이 없다는 뒤늦은 깨달음. 그렇다고 다시 나가 사 오기도 귀찮고 처음 시도하는 건데 굳이 멋진 병까지 사긴 아까와서 짱구를 굴리다가 응? 어차피 술이 담긴 용기잖아? 저기에 그대로 넣어서 보관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천재적인 발상을 하게 됩니다(물론 유리병이 좋긴 하겠지만). 그런데 병 입구가 좁아서 나중에 술을 다시 담을 때 깔때기가 있어야 하는데 집에 깔때기도 없어서 마침 주둥이가 살짝 작은 페트병이 돌아다니는 걸 발견하고 잘라서 깔때기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세척을 하기 위해 일단 싱크대로 입수. 맨손으로는 이물질 제거가 쉽지 않아 안 쓰는 칫솔로 닦아보려 했으나 삼이 여려서인지 자꾸 부서지려고 해서 난감하던 차에,
주방 한켠에서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의 솔을 발견하고 이걸로 닦아보려고 합니다.
오, 생각보다 잘 씻깁니다. 잘 닿지 않는 부분은 흐르는 물에 맨손으로 살살살.
열매까지 모든 부위를 술에 넣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1차 세척 완료. 포장을 풀고 대충 흙을 털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물질이 상당합니다.
이미 꽤 깨끗해졌지만 나중에 흙이 섞인 술을 마실 수는 없으니 두세 번 더 흐르는 물에 헹굽니다.
부유물도 안 보이고 물이 맑으니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키친타올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하려 하다가 이걸 써 보면 어떨까 해서 꺼낸 짤순이(?)
소량씩 나눠서 담고 돌려돌려!!! 물이 쫙쫙 빠집니다. 팔은 조금 아픕니다.
커다란 볼에 소주를 비우고 삼을 병 안에 쑤셔 넣습니다. 입구가 좁아서 말 그대로 쑤셔 넣어야 합니다. 그래도 상하지 않게 조심조심.
적당량(소주병이 두 개니까 1/2씩)의 삼을 채우고 아까 만들어 둔 깔대기를 꽂아(마치 맞춘 듯 딱입니다 ㅎㅎ) 소주 투입.
완성.
만들어 놓고 보니 삼의 양이 조금 많은 듯 싶은데 찾아보니 산양산삼주는 재탕, 삼탕까지 가능하다고 해서 나중에 맛을 보고 판단을 내려야겠습니다.
담근 날짜를 적어놓았고 최소 100일 이후에 개봉을 하라고 합니다. 더 오래 두면 당연히 더욱 좋다고 합니다. 중간중간 흔들어주는 것도 잊지 말라는군요.
재료를 막론하고 담금주는 처음 시도해보는 거라 기대반 우려반인데 모쪼록 결과가 좋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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