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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단상

칼의 노래 - 김훈

by mathpark 2013. 1. 24.

◆ 죽여야 할 것들을 다 죽여서, 세상이 스스로 세상일 수 있게 된 연후에 나는 나 자신의 한없는 무기력 속에서 죽고 싶었다.



◆ 사지에서는 살 길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아마도 살 길이다. 살 길과 죽을 길이 다르지 않다.



◆ 내가 적을 죽이면 적은 백성을 죽였고 적이 나를 죽인다면 백성들은 더욱 죽어나갈 것이었는데, 그 백성들의 쌀을 뺏고 빼앗아 적과 내가 나누어 먹고 있었다. 나의 적은 백성의 적이었고, 나는 적의 적이었는데, 백성들의 곡식을 나와 나의 적이 먹고 있었다.



◆ 닥쳐올 싸움은 지나간 모든 싸움과 전혀 다른 낯선 싸움이었다. 싸움은 싸울수록 경험되지 않았고, 지나간 모든 싸움은 닥쳐올 모든 싸움 앞에서 무효였다.



◆ 내어줄 것은 목숨뿐이었으므로 나는 목숨을 내어줄 수는 없었다.



★★★★★ 충무공을 이해하는데는 난중일기를 제외하면 이 책이 전무후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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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Favicon of https://sramanujan.tistory.com Kagan D. 2013.01.27 23:54 신고

    음... 이 책...
    할 말이 참 많은데 댓글로 달기엔 공간이 너무 협소하군요^^;

    전 이 구절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지나간 수많은 끼니는 앞으로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

    굉장히 딱딱하고 건조한 문체인데도 글을 읽는 참맛을 일깨워준 책이었지요.
    사실 김훈을 접한 건 '남한산성'이 처음이었어요.
    그 책도 아주 기가 막혔는데 말예요:)

    자라오면서 '문장이 좋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는데
    '문장이 좋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김훈의 책을 읽고 깨달았더랬죠.

    이 사람의 문장이 참 탐납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www.mathpark.com mathpark 2013.01.28 15:40 신고

      저도 그 구절 인상깊었습니다. 김훈의 글은 처음 접한거였는데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어요. 간결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문장이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