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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단상

사랑하지 말자 - 도올 김용옥

by mathpark 2012. 10. 21.

◆ 해탈이나 열반은 고고한 방장의 좌선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동료들의 비인간적 통고를 항거하기 위하여 고통의 현장인 시장 한복판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으로 죽는 순간까지 달려가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면서 스러져간  전태일(1948~1970)의 무아적 행위야말로 해탈이요 열반이다.



◆ 모기의 행동역정을 물리학의 역학법칙처럼 필연으로 설명할 길은 없다. 왱왱거리는 모기 한 마리와 좁은 방구석에서 밤새도록 일대 전투를 벌여도, 고도의 지능과 식견과 체험과 기하학적 이성을 지닌 철학자가 무릎을 꿇고 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떻게 그다지도 판단력이 발달해있는지, 칸트가 말하는 제3비판의 판단력(Urteilskraft)의 완성자라는 예찬을 모기에게 헌정치 않을 수 없다.



◆ 신앙의 자유의 획득이란, 동시에 신앙을 타인에게 강요할 수 있는 일체의 기반을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 편식은 좋은 것이다.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는 음식법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서양의 칼로리계산법에 의한 획일적인 영양논리인데 과도한 편식은 나쁘지만 적당한 편식은 건강에 절대로 필요하다. 체질에 의하여 싫은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또 생활의 리듬에 따라 음식을 돌아가면서 먹는 편식의 지혜는 매우 좋은 것이다.



◆ 내 책은 사람들이 사서 보지 않는다. 시중의 무슨 흔해빠진 힐링서적만큼도 팔리지 않는다. 그러니 내 책이 한국정치에 대단한 영향을 주리라는 염려는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묵살되더라도 진리의 항변을 끊임없이 역사에 파묻는 작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 잔잔하면서도 기개가 느껴지는 담론으로 도올다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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